온수 안 나오는 사무실 샤워기

작년에 회사가 한번 크게 어려우면서, 11월경 집 보증금까지 빼서 보태며 사무실로 이사를 왔다.

사무실에서 숙식하게 될 때를 대비해, 화장실에 미리 샤워기를 설치해 둔 걸 다행으로 생각하면서.

영하로 떨어져가는 이삿날, 씻으러 화장실에 도착했다.

하지만 씻기 시작한 뒤 3분 뒤, 따뜻한 물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.

찬물 샤워가 도파민이 돌고 좋다지만, 그러기엔 너무 추웠다.

궁여지책으로 옆 화장실 세면데에 물을 받아 씻으려 했지만 마찬가지였다.

결국 못 씻고 사무실에서 잠든 그 날이 참 힘들었다.

다음 날, 팀원 한명이 회사 앞 시설 좋은 헬스장에 가서 씻는 방법을 알려주었다.

헬스장 경력은 3개월 회원권을 끊고 한번도 가지 않은게 전부라 망설였지만, 선택지가 없었다.

막상 샤워를 하러 가니 널려있는 운동기구들을 보며 뭐라도 안 하면 손해라는 생각이 들었다.

그렇게 매일 20분 ~ 30분간 런닝머신을 뛰게 되었고 헬스장을 그렇게 싫어하던 내가 매일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게 되었다.

그 결과, 체력은 더 좋아지고 출퇴근 시간이 없어져 더 업무가 잘 되는 기이한 현상을 겪고 있다.

회사가 조금 나아진 지금도, 작년에 내 부족으로 힘들게 한 분들에게 속죄하는 마음 반 / 운동 사이클을 유지하고 싶은 마음 반으로 사무실서 생활을 계속하고 있다.

아무리 나쁜 일이라도,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자세로 대하는가에 따라 양면이 있다는걸 다시한번 느끼게 된 계기였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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